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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발자로 일했던 엄마가 첫째 아들과 둘째 딸을 같은 초등 코딩학원에 보내보고 느낀 점을 솔직하게 적었어요. 한 명은 푹 빠지고 한 명은 석 달 만에 그만둔 이유, 개발자 눈으로 본 코딩교육의 진짜 효과, 2026년부터 달라지는 학교 정보 수업 시간과 학원에 아쉬웠던 점까지 담았어요. 코딩학원을 보낼지 고민 중이라면 우리 집 판단 기준도 참고해 보세요.

초등 코딩학원, 남매를 같이 보내본 솔직 후기
솔직히 말하면 저도 휩쓸렸어요. 요즘 엄마들 모이면 코딩 얘기가 꼭 한 번은 나오잖아요. "이제 학교에서도 코딩이 필수래." "중학교 가서 시작하면 늦는대." 이런 말을 몇 번 듣다 보니 마음이 슬슬 급해지더라고요.
웃긴 건, 저는 결혼 전에 홈페이지 디자이너로 시작해서 개발까지 했던 사람이라는 거예요. 코딩이 어떤 건지, 그게 아이 인생을 바꿔줄 마법 같은 과목이 아니라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안다고 생각했어요. 그런데 막상 내 아이 일이 되니까 남들 다 보내는데 우리 애만 안 보내면 불안한 건 똑같았어요.
그래서 2학년 때 첫째 아들과 둘째 딸을 같은 코딩학원에 같이 등록했어요. 결과부터 말하면 한 명은 코딩에 푹 빠졌고, 한 명은 석 달 만에 그만뒀어요. 같은 학원, 같은 선생님, 한 살 차이 남매인데도 이렇게 다르더라고요.
첫째는 첫 수업부터 반응이 달랐어요. 초등 코딩학원은 보통 블록코딩으로 시작하는데, 여기서 블록코딩이란 글자로 명령어를 치는 대신 '앞으로 가기', '반복하기' 같은 블록을 마우스로 끼워 맞춰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식을 뜻해요. 화면 속 캐릭터가 자기가 정한 순서대로 움직이는 게 신기했는지, 집에 와서도 그날 만든 걸 설명해주느라 바빴어요.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학원 가는 날을 챙기는 걸 보면서 '아, 이 아이한테는 맞는구나' 싶었어요.
둘째는 처음 한 달은 그럭저럭 다녔어요. 그런데 두 달째부터는 학원 가는 날마다 괜히 꾸물거리는 시간이 길어졌어요. 그리고 석 달쯤 됐을 때 이제 그만 다니고 싶다고 먼저 말을 꺼내더라고요. 결국 그 달까지만 다니고 정리했어요.
학원비로 치면 석 달에 60만 원이었어요. 아깝다는 생각이 아예 없었다면 거짓말이에요. 그래도 억지로 더 보냈으면 둘째한테 코딩은 '엄마가 시켜서 하는 지겨운 것'으로 남았을 거예요. 석 달 만에 알게 된 게 차라리 다행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.
개발자 엄마가 본 코딩교육 효과와 학교 정보 수업 시간
그럼 코딩을 배우면 뭐가 좋을까요. 제가 일하면서 느낀 걸로 말해보면, 코딩은 명령어를 외우는 공부가 아니에요. 핵심은 세 가지예요.
- 큰 문제를 작게 쪼개는 것
- 쪼갠 걸 순서대로 놓는 것
- 안 되면 어디서 틀렸는지 찾는 것
라면 끓이기로 생각해보면 쉬워요. 사람한테는 "라면 끓여줘" 한마디면 되지만, 컴퓨터한테 시키려면 물을 몇 컵 붓고, 불을 켜고, 끓으면 면을 넣고, 몇 분 뒤 불을 끄는 걸 하나하나 순서대로 알려줘야 해요. 순서 하나만 바뀌어도 결과가 엉망이 되고요.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머릿속이 자연스럽게 정리되는 연습이 돼요.

그래서 저는 코딩이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비교적 쉽게,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방법이라고 봐요. 수학 문제를 풀 때 "모르겠어" 하고 손 놓는 게 아니라 "어디까지는 알고 어디서 막혔지?" 하고 나눠 보는 힘이요.
특히 세 번째, 틀린 곳 찾기가 진짜 중요해요. 저도 개발자로 일할 때 화면이 생각대로 안 나와서 한참을 붙잡고 있다가, 결국 작은 오타 하나를 찾아낸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. 실제 개발 일의 상당 부분은 이렇게 '왜 안 되지?'를 붙잡고 있는 시간이에요. 아이들이 코딩하면서 실패하고, 고치고, 다시 돌려보는 경험을 하는 게 저는 결과물보다 더 값지다고 생각해요.
학교 수업도 달라져요. 2026년부터 초등 5~6학년에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면서, 실과 과목 안의 정보 수업이 기존 17시간에서 34시간 이상으로 늘어나요. 중학교 정보 과목도 34시간에서 68시간 이상으로 두 배가 돼요 (출처: 한국교육신문).
| 구분 | 2015 개정 교육과정(기존) | 2022 개정 교육과정 |
|---|---|---|
| 초등 5~6학년(실과 정보 단원) | 2년간 17시간 | 2년간 34시간 이상 |
| 중학교(정보 과목) | 3년간 34시간 | 3년간 68시간 이상 |

숫자만 보면 크게 늘어난 것 같지만, 초등은 2년 동안의 시간이에요. 주 1회 한 시간씩 수업하면 8개월 남짓이면 채우는 분량이죠.
초등 코딩학원 아쉬운 점과 우리 집 판단 기준
좋은 점만 말하면 광고 같으니까 아쉬웠던 것도 솔직하게 적어볼게요.
하나, 불안을 너무 자극해요. "학교에서 코딩이 필수가 됐다"는 말이 틀린 건 아니에요. 그런데 위에서 본 것처럼 초등 정보 수업은 2년간 34시간 이상이고, 늘어난 시간 일부가 권장 사항에 가깝다는 교육계 지적도 있어요. 학교 수업을 따라가려면 학원이 필수라는 말은 좀 과장이에요.
둘, 진도와 자격증 이야기가 너무 빨리 나와요. 학원 상담을 받다 보면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보다 다음 단계 반이나 자격증 일정 이야기가 먼저 나올 때가 있어요. 개발자 입장에서 초등 코딩 자격증이 아이 미래에 큰 의미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. 그 시간에 아이가 만들고 싶은 걸 마음껏 만들어보는 게 훨씬 낫다고 봐요.
셋, 흥미 없는 아이에게는 남는 게 별로 없어요. 체계적인 사고는 아이가 재미를 느끼고 스스로 붙잡고 있을 때 생기는 거예요. 둘째처럼 시간만 채우고 오는 상태에서는 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요. 코딩이 좋다는 것과 모든 아이가 학원을 다녀야 한다는 건 다른 얘기더라고요.
남매를 보내보고 나서 저희 집은 이런 기준이 생겼어요.
- 게임을 '하는' 것보다 '만드는' 데 관심을 보이면 보내볼 만해요. 첫째가 딱 그랬어요.
- 관심이 애매하면 집에서 먼저 해봐요. 엔트리 같은 무료 블록코딩 사이트로 2~3주 놀게 해보고, 스스로 다시 찾으면 그때 학원을 알아봐도 늦지 않아요.
- 학원을 고를 땐 아이가 만든 결과물을 보여주는지 봐요. 진도표나 자격증 합격률보다 "이번 달에 아이가 뭘 만들었는지"를 보여주는 곳이 좋았어요.
- 그만두는 것도 선택지로 열어둬요. 석 달 해보고 아니면 멈추는 것도 실패가 아니에요.

그리고 막내는 이제 4살이에요. 누나 형이 코딩하는 걸 옆에서 구경하긴 하는데, 지금은 블록 쌓기나 "먼저 양말 신고, 그다음 신발" 같은 순서 놀이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.
자주 묻는 질문
Q. 초등 코딩학원은 몇 학년부터 보내는 게 좋나요?
A. 정해진 답은 없어요. 블록코딩은 글을 읽고 마우스를 다룰 수 있으면 시작할 수 있어요. 저희는 저학년 때 시작했는데, 학년보다 아이가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어 하는지가 더 중요했어요.
Q. 학교 정보 수업만으로는 부족한가요?
A. 2026년부터 초등 5~6학년 정보 수업은 2년간 34시간 이상이에요. 코딩이 뭔지 맛보고 기초 개념을 익히기에는 충분하다고 봐요. 더 깊이 하고 싶어 하는 아이라면 그때 학원이나 방과후 수업을 더하면 돼요.
Q. 초등 코딩 자격증은 따두는 게 좋나요?
A. 개발자로 일해본 입장에서는 초등 단계 자격증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. 아이가 원해서 도전하는 건 좋지만, 자격증 때문에 코딩이 시험 공부처럼 느껴지면 오히려 흥미를 잃기 쉬워요.
Q. 학원 말고 집에서 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나요?
A. 엔트리나 스크래치 같은 무료 블록코딩 사이트가 있어요. 2~3주 정도 아이가 혼자 만져보게 두고, 스스로 다시 찾는지 지켜보면 학원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데 도움이 돼요.
결론: 초등 코딩학원, 남들 따라가기보다 아이 먼저
개발자였던 엄마로서 결론을 내리자면, 코딩은 모든 아이가 꼭 배워야 하는 과목이라기보다 맞는 아이에게는 오래 가는 도구 같아요. 첫째에게는 좋아하는 걸 오래 붙잡는 힘을 준 시간이었고, 둘째에게는 '나는 이게 안 맞는구나'를 알게 된 시간이었어요. 둘 다 의미는 있었다고 생각해요.
아쉬운 건, 학교 정보 수업이 늘었다고 해도 여전히 2년간 34시간 수준이라 학원 불안 마케팅이 파고들 틈이 크다는 점이에요. 학교에서 아이마다 흥미를 확인할 수 있는 체험 기회가 더 늘었으면 좋겠어요.
코딩학원을 고민 중이시라면 등록하기 전에 엔트리 같은 무료 사이트로 아이와 딱 2주만 먼저 놀아보세요. 남들이 다 보내서가 아니라, 우리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확인하는 게 먼저예요.
여러분 아이들은 코딩 어떠셨어요? 저처럼 남매가 정반대였던 집도 있는지 궁금해요.
참고(기준일 2026년 10월 26일): https://hangyo.com/news/article.html?no=97862